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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
  • 년도2018
  • 기관명인천서구지역자활센터
  • 제출자하수정
  • 조회수674

  띵동!

 

  검정 양복에 빨간색 딱지를 든 사람들이 들어왔다. 가전제품에도 가구에도 집안 가득 온통 빨간 딱지가 붙었다.

 

  ʻʻ미안해..ˮ 애들 아빠의 사업부도. 고개를 떨군 남편.

 

  아이들과 어머니 모두 놀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업부도라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리고 실패로 좌절한 아빠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ʻ만 원만 있었더라면..ʼ 길을 걷다 식당에서 화목하게 아이들과 식사하는 가족을 보았다. 나에게도 만원이 있었더라면, 하루에 만원만이라도 있었더라면 저 안에 있는 사람들처럼 아이들과 따스한 밥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변해버린 남편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

 

  허탈한 마음에 한동안 길을 걷다 공중전화 부스 앞에 붙은 안내문을 보았다.『힘들 때는 주저 없이 129를 눌러주세요』어렵게 용기를 내어 주민센터 복지사 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하게 된 곳이 바로 인천 서구지역자활센터.. 내 인생의 2막이 시작되었다. 처음 맡았던 일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의 식사를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서툴고 몸은 고되었지만 정성 들여 만든 따뜻한 밥이 아이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였다.

 

  하지만 몸이 힘들수록 고질병이었던 허리디스크는 악화되었고, 제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심해지기 시작했다. 상담을 통해 재작년부터는 근로자문화센터에 있는 카페사업단에 배치되어 일하게 되었다. 보험회사 업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손님 응대는 자신 있었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훨씬 덜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커피 향을 맡으며 오시는 손님들께 인사를 건네고 웃다 보니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들이 어느새 가슴 깊숙이 가라앉고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내가 되어 있었다.

 

  만원만 있었더라면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ʻ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날이 될 거야.ʼ 라는 희망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제는 힘들수록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웃는다. 찡그린다고 투덜거린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희망키움통장은 2013년 7월부터 가입하여 내년이면 어느새 3년이 된다. 남편도 폐유를 모아 재활용하는 사업을 새로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 소득이 많지는 않지만 전단을 돌리고 홍보하며 조금씩 꾸준하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내년에는 카페사업단이 자활기업으로 나간다. 내가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버는 돈이라는 생각으로 ʻ성실함ʼ과 ʻ약속ʼ을 최우선가치로 생각하며 열심히 일 할 생각이다.

  아이들도 내년이면 졸업하여 자립을 할 것이다. 막내 아이의 학업이 남아 있지만 이제야 긴 암흑터널에서 멀리 밝음을 바라보며 터널 밖으로 나가려나 보다 생각한다.

 

  이 글을 빌어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 그리고 배려해주신 센터장님, 실장님, 과장님, 팀장님 등 모든 직원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자활센터에 오는 모든 이들이 차가운 현실보다는 따뜻한 미래를 위하여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자는 당부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이제 내 인생의 3막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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