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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나의 힘
  • 년도2015
  • 기관명한국자활복지개발원
  • 제출자홍명자
  • 조회수2,155
*자활수기집 제11호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입선 '홍명자 님'의 이야기 입니다.

가족은 나의 힘

결혼해서 알콩달콩 아이 낳아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남편 사업 돕고 이렇게 열심히 일만했는데, IMF라는 거대한 바람이 나와 가족들을 순식간에 삼켜 버렸습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남은 것은 많은 빚과 좌절뿐이었습니다.

이렇게 IMF로 인해 우린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 사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애들 셋을 키우기란 그리 쉽지 않았고 그 흔한 학원 한 곳 보내지 못하고, 좋은 옷 하나 입히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었습니다. 빚에 쪼들려 지친 남편의 자는 얼굴을 내려다보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갑작스런 생활변화로 갑상선이라는 병을 얻게 되었고 이 병과 함께 살아가기란 너무 힘이 들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자활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읍사무소와 자활센터에서 면담을 하여 저의 희망찬 새로운 도전이 시작 되었습니다. 자활근로 청소사업단에서 학교, 일반 건물 등에 상주 청소 및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자활에는 저와 비슷한 혹은 저 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동료로서 환영을 받고 ‘할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활에서 하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청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조금은 쉽게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아파트나 사무실, 학교를 청소하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까 지은 죄도 없는데 얼굴을 숨기고 몸을 숨겼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비도 잠시, 함께 일하는 분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얻는 소소한 행복, 그리고 티는 나지 않지만 조금씩 생활고에서 벗어나 윤택해지는 생활에 저도 조금씩 웃음을 그리고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일만 알고 살던 저에게, 문화생활이라고는 할 시간도 기회도 없었던 저에게 자활은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특히 뮤지컬은 처음 보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체육대회에도 참여했고 봄, 가을이면 산행도 하고 정말 살맛나는 시간들 이었습니다. 자활센터의 후원금으로 제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운전면허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자활에 들어온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얻은 것이 참 많았습니다.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아이들을 공부시키는데 조금씩 괜찮아질 무렵 ‘희망키움통장’이라는 적금도 넣게 되었습니다. 정말 생활의 여유가 있어서 적금을 넣은 것이 아니라 적금을 넣을 수 없는 형편임에도 희망을 쌓아나간다는 마음으로 가입을 하였습니다. 통장을 보기만 해도 괜스레 웃음이 나오고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정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내걸고 열심히 일 하는 남편을 보면 그저 눈물이 났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풍치를 앓아 치아를 모두 다 뽑고 이가 없어 먹지도 못해 살은 자꾸 빠지기만 했습니다. 그런 남편을 보며 저도 마음을 다시 잡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동료 두 명과 함께 자활기업 ‘한빛클린’을 창업 했습니다.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몸과 마음으로 익혀 온 일을 상주청소, 대청소, 소독 등의 업종으로 우리들의 기업으로 창업해 냈습니다. 창업 후 그렇게 보기만 해도 웃음 나오던 희망키움통장을 얼마 전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찾은 돈으로 남편의 건강을 위해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술을 잘 해서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도 했습니다.

자활을 다니는 동안 큰 딸은 좋은 성적으로 간호대학에 들어가 현재는 졸업을 하고 간호사 면허도 따서 인천에 있는 좋은 종합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했고 둘째 딸은 고등학교 3학년, 막내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준 우리 가족에게 ‘고맙다’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자상하게 3남매를 키워 준 남편에게 가장 고맙습니다. 낮에 노동 일을 하고나면 몸과 마음이 지쳤을 텐데도 저녁을 함께 먹으며 아이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얘기 나누는 시간을 싫다는 소리 한번 하지 않고 오히려 아빠와의 식사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아이들의 말에도 또 한 번 고마웠습니다. 어쩌면 힘든 시기에도 잘 버티고 자활에서의 생활을 윤택하게 종결 시켜준 제 힘의 원천은 ‘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갑상선기능 항진증도 완치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자활기업 대표가 되기까지 수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자활센터의 배려로 저의 제2 인생은 빛나고 있습니다. 제 일터인 자활기업은 그저 청소하는 일이지만 제겐 다른 의미로 자리 잡힌 기업입니다. 좀 더 먼저 움직이고 성실함을 가지고 솔선수범한 모습으로 이 자활기업을 발전시켜 자활에서 준 기회를 헛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가족은 나의 힘,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웃으면서 행복을 찾는 여정을 떠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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