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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에 충실한 것은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 년도2014
  • 기관명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
  • 제출자조정숙
  • 조회수1,921

*자활수기집 제10호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입선 '조정숙 님'의 이야기 입니다.

책임에 충실한 것은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성공' 이라는 말이 아득하게 멀어 보이기만 한데 자활성공수기에 응모한다는 것이 나 자신과 다른 성공자에게는 부끄러운 일이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지금도 취업이 어려워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40대 중반, 그리고 한 부모, 여성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도 사회에서 당당히 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보람과 작은 희망을 가지며 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자활에 오기전의 나의 삶은 하루하루 고통이었다. 남편과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아이들을 내가 맡아 키우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가사에만 전념했던 나는 이혼이라는 과정으로 인해 모든 생활 패턴이 하루아침에 바뀌어져 버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자식의 정을 못 잊어 천고만고 끝에 자녀 셋을 내가 키우기로 마음을 먹고 양육비도 주지 못하는 못난 남편을 뒤로하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식당일, 막노동, 청소, 공장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앞만 보고 달리다가 막내가 4살이 되던 해 몸이 너무 지치고 힘이 들어 잠시 요양을 하고 있는 동안 주위에서 어린이집을 보내는데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동사무소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 당시 식당에서 일을 하던 터라 항상 막내 딸아이가 방치되어 있어 일을 하면서도 걱정이 앞섰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큰딸은 아르바이트 일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었기에 막내를 돌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어린이집 무상교육지원에 대하여 동사무소에서 상담 중 우연히 사회복지사께서 남구자활에 가서 일을 해 보지 않겠냐고 하였다. 사실 그 전까지는 남구지역자활센터가 있는지도 몰랐다. 어렵더라도 자기가 해결해야지 어떻게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냐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기에 힘들더라도 남에게 기대지 않고 달려 왔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남구 선암동 구석진 곳에 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가 있었고 나와 같이 비슷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왕래를 하고 있었다. 힘겹게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더니 실장님이 친절하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인큐베이팅사업단에 취업을 시켜 주셨다.


처음 들어본 인큐베이팅사업단, 실장님의 보조역할로 일을 하게 되어 나보다 힘든 사람들의 고충과 의견을 들어주고 그분들이 원하는 일자리제공을 위해 교육과 사업단 실습을 통하여 원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는 업무였다. 처음에는 참으로 황당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나를 시키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 이상하다고 생각한 첫 업무가 나에게는 황금과 같은 기회를 가져 다 주는 결과가 되었다.


나는 상담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내가 직접 상담을 해 본적이 없었으며, 배워본 적도 없었던 일이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실장님을 괴롭히며 노하우를 쌓아갔으며 그즈음 상담이라는 걸 좀더 배우기 위해 스스로 '다문화가정상담사'를 공부하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공부와 병행해서 상담을 같이 하니까 훨씬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심리적인 상태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일하는데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전문적인 상담지식은 없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상담능력을 배워 나갔다.

어느 정도 사람을 관리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면서 일을 하였는데 보육료 감면 등의 혜택은 받았지만 급여가 너무 적어 네 식구가 살아가는데 힘이 들어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내가 흥미를 느끼게 된 상담에 대한 열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자활에서 일을 하기 위해 모자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퇴근 후 식당에서 12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5개월을 하고 나니까 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았다.

그즈음 큰아이 학교문제로 동사무소에 찾아갈 일이 있어서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하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까 학비와 생계비 지원이 있다고 하여 조건부수급자 신청을 해보라고 하였다. 조건부수급자로 책정되면서 아이들 학비뿐만 아니라 부족한 생계비를 지원받게 되니 너무도 감사하여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듬해 5월 나의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인정받아 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 노인돌봄종합서비스사업단의 전담관리자 역할을 맡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장기요양등급외 A, B등급의 노인들에게 가정으로 요양보호사를 파견하여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지원과 요양지원을 해드리는 일을 하였다. 요양보호사들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부담이 되고 어려웠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러던 중 나에게 두 번째 어려움과 기회가 찾아왔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바우처사업 시스템의 모든 업무가 전산으로 처리하게 되자 컴퓨터를 모르는 나에게는 많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직업능력개발카드로 컴퓨터학원을 다니면서 주경야독을 했다. 저녁에 아이들을 혼자 둘 수가 없어 시골에 계시는 친정어머니를 집에 모셔와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부탁을 하고 밤 9시 50분까지 컴퓨터 수업을 들었다. 그 결과 사무업무에 필요한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배워 업무 진행에 많은 도움을 가져왔고 사무에 자신감도 부쩍 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실장님이 아가마지 산모도우미사업단을 한번 책임지고 관리해 보라는 제안을 하여 나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생각과 수혜자 및 참여자들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지위를 부여 받았다는 생각에 내심 참으로 기뻤다. 이 사업을 하면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산모도우미 전국네트워크 회의에 참석하면서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다. 울산 전 지역의 업무를 진행해야하므로 각종 담당관리자 회의며 관공서 실적보고서 등 행정적 업무도 경험하게 되었다. 원거리 산모파견을 위하여 산모도우미교육을 여성인력개발센터와 같이 진행하여 산모도우미를 배출하여 아가마지 산모도우미사업단에 취업시켰고 산모도우미의 서비스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산모요리교육과 산모의 빠른 회복을 위하여 산후체조교육도 기획하여 진행하였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으나 하루하루 너무나 바쁘고 힘든 날들을 지나오면서 늘어나는 파견건수와 늘어나는 나의 노하우를 경험하면서 위안을 삼았다.


그렇게 자활에서의 2년여의 세월을 지내고 2012년 5월 도우누리자활기업에 취업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요양병원과 계약하여 간병사를 파견하는 위탁사업을 하는 자활기업(공동체)이다. 역시 맡은 업무는 간병사 관리 및 모집이었다. 처음에는 꺼려졌다 간병사라는 업무가 너무 고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업무여서 선뜻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도 없어 간병사모집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많은 생각 끝에 어차피 자활이라는 곳은 평생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자활해야만 하는 곳이기에 무리가 따르더라도 취업을 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6월에 첫 업무를 시작하면서 너무나 힘든 나날을 보냈다. 간병사가 없다는 것이었다.


간병업무의 어려운 점은 간병사들의 나이가 대체로 많아 이직률이 높고 한 달 또는 일주일하다 그만두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일이 힘드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또 전화기를 들고 나의 임무를 위해 간병사 구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면서도 막막했던 하루하루였지만 그럴 때 마다 내가 힘들고 지쳐 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에 처음 참여할 때를 생각하면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는 생각으로 입술을 꽉 깨물고 마음을 다져먹고서는 하루하루가 알차면 한 달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는 믿음으로 생활해 나갔다. 그건 맞는 진리였다.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계약병원에도 인원이 모두 채워졌으며 지금은 직접 간병사 교육을 기획하여 간병사를 양성하고 있는 나를 보고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간병사를 보면서 “바로 저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이야” 라는 걸 새삼 느끼며 약 3년간의 울산남구지역자활센터의 자활사업 참여는 새로운 경험과 긍지를 갖게 된 시간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역경이 찾아와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 주었다.

아울러 나를 성장시켜 취업까지 도움을 주신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님과 지역자활센터 직원 및 모든 참여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나와 같이 어려운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자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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