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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희망
  • 년도2013
  • 기관명한국자활복지개발원
  • 제출자이미정
  • 조회수1,832

*자활수기집 제10호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은상 '이미정 님'의 이야기 입니다.

되찾은 희망

전 한 집안의 사랑스런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전 사랑받는 딸이었습니다.


전 사랑하는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 사랑이 영원할 것이고 또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으며 힘찬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전 큰 기둥을 잃어버렸습니다.
대구에서 건설 회사를 다니던 남편은 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구치소에 수감 되어야 했고, 전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남편이 구치소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남편이 구치소를 나왔지만 남편은 이미 몸도 마음도 큰 병이 들어버렸고 정신적으로도 이상이 생겼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 갈수록 희망이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모든 것이 힘이 듭니다. 밥숟가락 하나 드는 힘마저 모두 소진되어 제대로 앉아 있을 수조차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남편처럼 모두 놓아버릴까 봅니다.


어두워진 세상에 한 가닥 남은 나의 희망이 눈 앞에 서 있습니다. 바로 나의 사랑하는 두 아이입니다. 초등학생인 나의 사랑스런 아이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공기 중에 있는 미세한 수중기와 같은 내 몸속 에너지들을 다시 모아봅니다.


자활센터를 만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전 청소사업단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안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납니다.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이기에 기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도 시기, 질투, 원망, 거짓 등은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시 보기 싫을 정도로 미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나눕니다. 이제는 더 없이 소중한 나의 동반자들입니다.


청소사업단에서의 첫 시작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청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에게 아무도 일거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 청소에 관한 전문교육들을 이수하였고 무료 청소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날 때까지 아무런 대가 없이 초등학교와 교육청 등을 청소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런 수고를 알아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우리 청소사업단과 계약을 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손이 갈라지고 입술엔 물집이 잡히면서까지 열심히 일한 결과입니다. 좋은 결과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기대 그 이상으로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청소사업단에서 일하는 즐거움을 배웁니다.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학교 난간에서 무거운 청소기를 등에 매고 해야 하는 위험한 작업도, 남들이 3D 업종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는 눈초리도, 학교운동장에서 모래바람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도 모두 즐겁습니다. 제가 잡고 있는 이 청소용품들은 내 미래의 희망입니다. 그래서 남들의 시선도, 힘든 노동도, 좋지 못한 환경들도 즐겁게 다가오나 봅니다.


노력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많은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불과 10개월여 만에 시장진입형 사업단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1월 자활기업 ‘신나는 빗자루(칠곡지점)’가 출범하게 되었고 전 자활기업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전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이제 다시는 내 인생에 없을 것만 같았던 희망을 이곳에서 되찾았습니다. 전 지금의 제 모습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아직 제가 꿈꾸는 저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희망의 크기는 아직도 더 높고 넓게 부풀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더 높이 날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니까요. 저도 이제 세상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 그 안에서 스스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혹시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내세울 것 없는 부끄러운 한사람의 인생을 통해 희망을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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