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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어 행복한 순간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 년도2013
  • 기관명한국자활복지개발원
  • 제출자서순심
  • 조회수1,971

*자활수기집 제9호(희망의 사다리)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입선 '서순심 님'의 이야기 입니다.

살아 있어 행복한 순간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힘겨웠던 지난 날에 자활이란 인연이 지금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조심스레 이야기 하고자 한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저는 외롭게 지내온 생활이 길어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꿔왔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습니다. 남편의 지나친 음주와 폭행에 못 이겨 참다못해 이혼을 하게 되었고, 날 아는 이가 없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수원이라는 곳에 혼자 자리를 잡아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혼하고 일 년은 두 아이들 없이 혼자 생활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힘겨워 매일 울기만 하였고, 그럴수록 돈을 더 벌어서 아이들 만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몸이 부서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돈은 모아지지 않았고, 아이들이 없으니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몇 년이 지나서 애 아빠는 아이를 키우지 못하겠다며 데려가라고 하여 두 아이를 데리고 왔지만 사실 생활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아이들과 살 방 한 칸이 없어서 급하게 구해 100만원에 20만 원 짜리 지하에서 아이들과 살았고, 비록 돈은 없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4월에 대리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머리가 피가 고여 3개월 동안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 후유증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손도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로 움직이지 않아 나 자신에게 화만 내었고, 내 맘대로 되지 않은 이세상이 너무 미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해보았지만, 배우자의 수입이 있다고 하여, 어떤 지원조차 받기 힘들었습니다.


이대로 있을 수 없어서 구인광고를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만두공장을 다니었지만 사장님의 성희롱도 싫었고, 정육점 일은 손을 너무 많이 다쳤고, 화장품 공장은 정규직이 아니라서 쉬는 날이 너무 많았습니다. 야간에는 계속 대리운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주민센터와 상담 중 자활센터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처음 자활센터에 들어가 상담을 했을 때 너무 친절한 모습에 나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고, 드디어 자활센터에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일할생각에 행복한 들뜬 생각이 들고 설렜습니다.



맡게 된 업무는 파견되는 간병사를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난 두렵고, 걱정이 많이 앞섰습니다. 평소에 해보지 않던 컴퓨터 업무, 사람관리, 전화 받는 업무 등 이었습니다. 책장에 오래 앉아 본적도 없는 내가... 사고 이후로 글씨도 잘 못 쓰고, 눈도 잘 안 보이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천천히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글씨연습을 하고, 집에서 컴퓨터 연습을 하고, 전화 받는 연습도 하고, 거울 앞에 내 모습을 비추면서 인사하고 말하는 연습도 하게 되었습니다.


점차 나아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전하게 있었습니다. 어두웠던 얼굴이 웃는 얼굴로 변해간다고 센터 팀장님은 매일 변화되는 모습들을 나에게 이야기해 주어 매일 매일이 너무 행복했지요.



언니 같은, 엄마 같은 간병사 선생님들은 친가족보다 더 친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런 정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모든 일이 생소하고 긴장이 되지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아 준 자활!



그러던 중 창업의 기회가 주어져 가마솥 영양탕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게 운영에 매진하고 있지만, 자활센터에서 지낸 길지 않은 몇 개월이 나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오늘과 같은 결과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가게의 대표가 되어서 지내는 것이 다 자활센터에의 경험이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모든 자활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내 인생에서 자활이란 시간이 짧았지만,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생활로 자신감을 잃어 가고 삶을 등지려고 하는 건 정말 미련한 짓이라 생각합니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데 어리석은 생각을 많이 해 포기하려고 했던 나 자신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작은 아이가 잘 자라주어 전국 역도 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와 학교에 이름을 알리고, 주변 분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젠 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와도 행복하게 지낼 겁니다. 제가 사는 게 힘들다고 자살을 선택했더라면 이런 행복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무섭네요.



이제는 앞날이 기대가 됩니다. 자활을 통해 마음을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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