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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힘을 내어 걸어가자
  • 년도2013
  • 기관명한국자활복지개발원
  • 제출자김동춘
  • 조회수1,679

*자활수기집 제9호(희망의 사다리)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입선 '김동춘 님'의 이야기 입니다.

한 번 더 힘을 내어 걸어가자!!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렴풋이 아들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려왔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남편은 또다시 노름을 하러 갔는지 말없이 사라졌고, 저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눈물만 흘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내 아이들이 밥도 먹지 못하고 엄마 곁을 지키며 과자 몇 봉지를 나누어 먹고는 엄마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니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내 아이들을 지켜줄까? 남편은 상습적으로 노름을 하였고 그로 인해 가정생활은 엉망이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그 과정 속에서 저와 제 아이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혼은 곧 아이들과의 이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장 오늘 먹을 쌀도 없었으며 월셋방 얻을 돈도 없어서 아이들과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갖고 동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그 곳에서 저의 사정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다행히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담당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라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왔습니다. 일을 한다는 설렘과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기쁨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생활은 마음먹은 것처럼 금방 바뀌지는 못했습니다.

생활은 여전히 힘들었고 아빠에 대한 실망과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들은 아픈 사춘기를 겪었습니다. 모범생이었던 아들은 학교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 했고 저와의 관계도 나빠지기만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인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해 줄 수 있는 것도 이것뿐인데 어떻게 아들을 도와줘야 할지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아들의 아픈 마음을 알아주고 참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아들도 내 마음을 알아 줄 거라는 희망을 갖고 긍정적으로 생활했습니다.


3년 전 저는 자활센터를 통해 특수교육보조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장애학생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학교 생활에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순수해서 오히려 삶에 지쳐있던 저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만나는 장애아동들에게 좀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이 일을 계기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살기에만 바빠 무언가를 배워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특수교육보조원을 시작하면서 하면서 밤에는 미술치료사, 컴퓨터 자격증, 종이접기 등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서서히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내 작은 손길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주기도하고 늦게나마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고 우리 아이들한테는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저는 그동안 잃어버렸던 저의 꿈과 자신감과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중 저는 종이접기에 가장 소질을 보였는데, 얼마 전 지도사범 자격증을 취득해서 강사를 할 수 있는 자격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저는 올해 2011년 3월 대전둔산여자고등학교 임용보조원으로 채용되었습니다. 취업의 문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보조원의 경력과 쌓아온 노하우들을 면접관 앞에서 자신 있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면접관은 이러한 저의 당당한 모습에 높은 점수를 주셨고 저는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학교에서의 생활은 물론 그날 배운 것에 대해 아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한마디 들어주기도 힘들어하고 짜증을 내며 귀찮아했습니다. 그러다 아들이 점점 제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재미가 있었는지, 관심을 보이고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들에게도 작은 변화가 보였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들과 둘이 마주 앉아 처음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제 앞에서 눈물까지 보이며 그동안 가슴깊이 묻어두었던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아픔을 털어버렸고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말도 건네주었습니다.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와의 인연은 제가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고 우리 가족에게 다시 행복을 찾아 주었으며 앞으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내 작은 손길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주기도하고 늦게나마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고 우리 아이들한테는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저는 그동안 잃어버렸던 저의 꿈과 자신감과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중 저는 종이접기에 가장 소질을 보였는데, 얼마 전 지도사범 자격증을 취득해서 강사를 할 수 있는 자격도 생겼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제가 받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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