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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춘이다!
  • 년도2012
  • 기관명부산동구지역자활센터
  • 제출자관리자
  • 조회수1,874

자활수기집 제9호(희망의 사다리) 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입선 '김정경 님'의 이야기 입니다.


나는 청춘이다!



꿈 많은 청춘, 도전과 열정의 세대... 내 나이 또래에 붙는 수식어이다. 과연, 난 이 나라 청춘들이 가지고 있다는 꿈과 도전, 열정이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그것들을 느끼고 부딪히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주어진 만큼의 삶을 살았는지도 모른다.

불안정한 아버지의 일자리, 일정치 않은 가계수입으로 인해 교회에서 무료 임대해 준 주택에서 사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핑계 삼아 한계를 만들고 살았는지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든든하고 따뜻한 가족애 덕분에 내가 꿈꾸는 미래는 있었다.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한걸음 한걸음 발전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이 있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손재주와 미적 감각을 활용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여자대학 보석감정&딜러 디자인과에 진학하였고 2년 동안 성실한 학업 생활을 해 나갔다. 그 결과, 교수님들과 친구들에게 믿음직하고 실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전문성을 갖춘 쥬얼리 디자이너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첫 직장, 귀금속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쥬얼리 디자인과는 거리가 있는 일들이었지만 보석의 특성부터 알아야 아름다운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힘든 노동에 지쳐가고 나의 꿈이 점점 옅어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릎 연골이 약해져서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을 넘게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했다. 건강한 상태가 되어야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치료를 받는 내내 불안했다. 인테리어 일용직인 아버지의 수입만을 믿고 있을 수 없었다. 학업중인 오빠와 남동생의 경제적 뒷바라지도 필요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내 꿈이 사라지나 두려웠다. 한 번 다친 몸과 마음이 자꾸만 나를 붙잡아 앉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주민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가족이 조건부 수급자이기 때문에 자활사업에 참여해야 수급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내가 다시 일을 하기 전까지는, 오빠와 남동생이 학업을 마치기 전까지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 절망감이 더욱 깊어졌다. 피할 수 없으면 부딪히라고 했던가!


동구지역자활센터를 찾아갔다. 교육장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사회복지사는 자활사업과 각 사업단에 대한 설명을 했다. 너무나 생소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설명을 마친 후, 개별 상담을 했다. 사회복지사의 첫 질문은, “하고 싶은 것이 있으세요?”였다.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 보는 나에게, 수급을 유지해야 해서 찾아온 나에게 적당한 일을 주면 될 것을 뭐가 하고 싶은지 묻다니... 그것도 기대에 찬 눈빛과 편안한 미소를 띤 얼굴로... 굳이 내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꿈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모르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얘기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는 인큐베이팅사업에 참여하면서 내 꿈을 설계해 보라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단계별로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적어보게 했다.
꿈 설계가 마무리된 때부터는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해 주었다. 긍정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교양교육, 취・창업에 필요한 직무교육에 참여하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내 전공과 역량을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급여도 받고 학원비와 학원 다닐 시간도 지원받게 되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전념할 수 있었다. 꿈에 한발 다가서는 느낌이 들어 자신감이 상승되고 체력도 좋아졌다.


때마침 모교에서 연락이 왔다. 7월 중순부터 보석감정&딜러 디자인과 업무를 맡아줄 조교를 채용한다는 것이다. 인큐베이팅사업단에서 내가 설정한 경로를 찾아 사회로 발을 내딛어야 할 시점과 딱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내가 배운 전공 지식, 자활사업에 참여하면서 익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자리였다. 6월 중순, 부산여자대학 보석감정&딜러 디자인과에 입사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았다. 그리고 6월 말, 조교로 함께 일을 해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어서 지역자활센터에 왔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행운이 나에게 찾아왔는지, 너무나 고맙고 모두 사회복지사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는 이 모든 것은 김정경씨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했다. 내가 용기를 내어 선택했고 당당한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꿈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 내가 스스로 나의 꿈을 실현시켰다니!!


지역자활센터는 또 한 번 내 미래를 지지해 주었다. 조교로 일하기까지 보름동안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업무 적응을 잘 해 채용유지가 될 수 있도록 학교측과 협의하여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실습기간도 무사히 마치고 부산여자대학 보석감정&딜러 디자인과 조교가 되었다. 아직은 서툰 점이 많지만 미래를 준비하며 배운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을 활용하고 사업 참여를 통해 얻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최종 꿈인 쥬얼리 디자이너가 된 내 모습을 그리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꿈꾸세요! 그리고 자신을 믿고 도전해 보세요!
그러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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