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홍보

한 일생이 나에게 온다
  • 년도2012
  • 기관명한국자활복지개발원
  • 제출자김현자
  • 조회수2,022

자활수기집 제9호(희망의 사다리) 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은상 김현자 님의 이야기 입니다.


한 일생이 나에게 온다

세월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올 여름은 비가 너무너무 많이 와서 마음까지 무겁고 꼭 비 맞은 옷을 입은 것 같이 축축 늘어진다. 그러니까 5년 전 우리 가정에도 올해처럼 비가 주룩주룩 내리듯 번개처럼 어려움이 갑자기 다가왔다. 손 놓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는 어려서 나가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고 남편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했다. 그러던 중 동네아주머니가 주민센터에 가면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해서 혹시나 하고 들렀었다. 그런데 너무도 반갑게 대해주면서 사회복지사님이 자활센터를 소개해주셨다. 쑥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한 마음으로 자활센터를 찾았다. 정말 아이도 돌볼 수 있으면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농산’이라는 가게에서 농산물도 팔고 두부도 만들어 팔면서 그분들과 같은 아픔을 이야기 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게 지나갔다. 그 가게는 창업을 앞두고 있어서 나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힘든 고비를 한번 견딘 나는 또 한 번 도전했다. 활동보조라는 일도 있다고 해서 그 일을 선택했다. 활동보조일은 초등학생을 학교가 끝나면 피아노학원도 같이 가고 집에서 부모가 도착할 때까지 장애 아동을 돌봐 주는 일이었다. 처음 하는 일이라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그 아이를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천사 같은 마음을 볼 수가 있었다. 정말 그 아이를 통해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길 눈이 어두운 나로서는 매번 이용자가 바뀔 때마다 집을 찾아가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고정적으로 하는 곳으로 출근하는 일이 나에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장애통합교육보조원사업단에서 교육을 받았다. 내성적인 성격인 나에게 강사님께서 질문을 하시거나 역할극을 시킬 때 마음이 떨렸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점 질문과 답을 할 때 자신감이 생겼고 교육 이수를 하고 나서 나의 성격도 정말 많이 변화하여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교육을 이수하고 이력서를 쓰는 이 모든 과정은 자활 팀장님이 모두 도와주셔서 가능했다. 꼭 성공이라는 말은 좀 거창한 것 같지만 나의 작은 마음 속으로는 ‘성공했다.’라고 외쳐본다.

현재 나는 큰 자부심을 느끼며 경운학교에서 ‘특수교육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말 나에겐 맞는 일을 선택한 것 같다. 학생들이 나에게 큰 기쁨이고 나의 짜증내는 마음도 이 아이들을 통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정말 천사 같은 아이들이다.

어느 서점에서 ‘한 사람이 온다.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를 읽었다. 무언가 나타내고자 하는 이 아이들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정말 귀한 존재들인 것 같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거나 똑같은 사람으로서 편견을 버리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 현재 자활센터에서 교육받고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시련 뒤에 좋은 일들이 있는 것 같다. 꼭 필요한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기를 믿어본다. 모든 일이 감사할 따름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