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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년도2011
  • 기관명부산동구지역자활센터
  • 제출자노금희
  • 조회수2,025
*자활수기집 제9호(희망사다리) 에 실린 자활성공수기 금상 노금희 대표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아줌마~! 국수 2개요! 이 집 국수 쫄깃쫄깃 맛있어.”
“김치 20포기 주문할게요. 지난번에 너무 맛있어서 이 집 김치만 찾게 되네.”

‘윤경 다미방’이라는 분식&김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노금희입니다. 손님들 만나고 입맛에 맞는 음식 해 내느라 정신없는 요즘, 기분 좋은 피곤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다니던 은행을 결혼 후에도 10년 넘게 다니며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하는 건축 사업이 잘되면서 도울 일들이 많이 생겼죠. 아쉬움이 컸지만 남편 사업을 돕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내 사업이다 보니 직장생활 보다 신경 쓸 일이 많아 힘이 들었지만 가족과 함께 일한다는 기쁨으로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승승장구 할 줄 알았던 사업이 점점 기울면서 부도가 나고 엄청난 금융 부채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빚쟁이들을 피해 남편은 이리저리 몸을 숨기기에 바빴고 그때부터 가족들의 힘겨운 생활이 시작되었지요.

엄마는 강하다고 하죠?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 사업을 통해 익힌 노하우와 사람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장사를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음식 솜씨가 있었기에 조금씩 모아둔 돈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한정식 가게와 분식점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사업 부진으로 집 전세금까지 날아가고 수중에 땡전 한 푼도 없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사에 대한 욕심은 접어두고 취업을 했습니다. 학원 강사, 보험설계사, 호텔 뷔페 조리사, 각종 아르바이트 등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 가계를 꾸려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남편의 강한 성격과 수많은 부채는 저를 더욱 더 힘들게 하였습니다. 결국, 이혼을 결정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 생긴 만성질환(허리디스크)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연이은 사업실패, 건강악화 등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고 삶의 의욕도, 다시 시작할 용기조차 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없을까 하는 너무나도 절박한 심정에 주민센터를 찾게 되었습니다. 수급자가 되고 자활근로를 소개 받아 2011년 2월부터 동구지역자활센터라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자활센터가 내 직장이 되었고 인큐베이팅사업단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내가 일하는 부서가 되었습니다. 출근 첫날, 현실에 부딪치는 많은 어려움과 생활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언제부턴가 꿈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렸던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왔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현재의 나도 새롭게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자기개발을 위한 독서 및 영화 토론회, 교양강좌, 취?창업 박람회 견학, 심리상담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자기 성장을 위한 마인드, 인생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정보들을 얻으며 마치 새로운 세상을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상처를 공유하고 서로 힘이 되어주면서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들이 조금씩 치유됨을 느꼈습니다.

몸과 마음의 힘이 조금씩 생겨날 때쯤, 그 동안의 경험과 나의 재능을 살려 작은 음식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의 손맛과 사랑이 듬뿍 담긴 음식을 여러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기쁨을 찾고 싶었습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자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한식조리전문가 과정과 밑반찬 창업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또한 각종 창업 및 점포 운영에 필요한 교육에 참여하고 타 음식 사업체를 방문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제가 꿈을 갖고 그 꿈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하니 기회가 생기고 도움의 손길도 하나 둘 늘어갔습니다.

가게를 얻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던 나는 창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대출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 남편의 부채로 파산신청 했던 것이 해결되지 않아 대출 불가 통보를 받았고 또다시 좌절하였습니다. ‘이대로 모든 것이 멈추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사업단 담당자와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격려와 지지로 다시 힘을 내었고, 그동안 조금씩 모았던 돈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창업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몸수고와 발품을 팔면서 내 손으로 페인트칠을 하고 하나하나 인테리어를 직접 하여 나만의 가게를 창업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밑반찬을 만들어 파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동구지역의 특성이 대단지아파트도 없고 반찬을 구입할 젊은 연령층이 많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고심 끝에 시장 입구라는 위치의 특성에 맞게 국수, 김밥 등을 파는 분식점으로 바꾸게 되었고, 이후부터는 매출이 점차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제가 만든 김치가 맛있다고 하여 주문을 받아 팔기도 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제 정성이 가득 묻어 있는 가게가 깨끗하고 음식 맛이 좋다며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습니다.

돈만 있다고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고한 의지를 끝까지 가지고 있어야 무언가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경험으로 압니다. 나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가족들과 저를 믿어주는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기에 지금도 힘을 냅니다. 또한 동구지역자활센터는 나의 꿈을 이루는데 정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내가 만약 자활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아픈 상처를 안고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큐베이팅사업단에 참여하면서 마음의 지지자가 생겼고 저도 다른 분들도 서로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다시 일어서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인연으로 나의 인생이 조금씩 밝게 변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 나의 인생에는 희망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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